설교라는 짐이 너무 무겁지 않은가? 진리의 영인 성령의 도우심이 없다면 우리는 당장 질식하고 말지 않겠는가?(정용섭, 《설교의 절망과 희망》, 대한기독교서회, 2008, 5쪽) 이와 달리 설교 행위를 소풍 나온 듯이, 산보하듯이, 아니면 노래방에 놀러온 것처럼 즐기는 설교자도 적지 않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다는 사명감이든, 영혼 구원을 향한 강렬한 열정이든, 또는 청중을 자신의 말로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든 경우가 다르기는 하지만, 이런 입장에서는 설교자의 실존적 고민은 별로 엿보이지 않고, 대신 신바람이 차고 넘친다. 약간 옆으로 나가더라도 한번 짚어야겠다. 한국 교회에서는 한 설교자가 주일에 두세 번씩, 심하게는 대여섯 번씩 설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과연 바람직한지 잘 모르겠다. 교인 수가 너무 많아서 주일 공동예배 횟수를 늘린 탓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본인은 그런 설교 행위를 아주 만족스러워할 수도 있겠지만 설교의 엄중성을 실감하지 못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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